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블로그를 시작하며…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는 인류의 영원한 꿈이다.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자연현상의 이해로 부터 시작하여 양자역학과 우주에 대한 연구까지 그 범위가 소립자로 부터 우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력이 인류 진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여러 인류 조상의 출현과 멸종을 살펴볼때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게 생존한 이유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자연현상을 이해했고, 그것을 활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Mathamatics/Science/Technology/Engineering은 호모 사피엔스의 자연에 대한 이해를 경주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학문이며, 자연과학은 개인적 관심 분야이기도 하다(반면, 인문학은 삶을 의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사색의 장을 마련해주는 초석으로, 짧은 인생을 고려할 때 더 중요하다고 가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학문 분야 자체에 대한 연구결과를 해석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가 컴퓨터이지만, 최근의 High Performance Computing기술은 컴퓨터의 기하급수적 연산능력 발전에 힘입어 매우 큰 발전을 해왔다. 개인적으로 Intel 80286 CPU를 사용하여 계산한 시절을 돌이켜 볼 때, 현재의 개인용 컴퓨터의 성능은 실로 엄청난 진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능 발전에 기반하여 발전된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분야이며, 이 블로그의 주요 테마(Theme)이 될것이다.

한편, 인간의 두뇌는 기본적 생명현상을 주관하고, 생명유지를 위해 오감을 통한 센서로 부터 얻은 정보를 이해하고 프로세싱 하는 도구이다. 자연에 대한 보다 고차원적  이해를 위해 사용한 도구가 브레인이라는 사실은, 생명현상관점의 의학적 브레인 연구와는 달리, 사고체계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학문을 탄생시켰으며, 그 결과물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분야는 인간 두뇌의 사고체계를 흉내내려는 학문이다.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 분야는 꽤 오래전에 태어난 분야로서,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녔던 나에게도 개인적 관심분야였던적이 있었다. 컴퓨터가 인간 두뇌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매우 획기적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겠는가! 전문서적코너에서 이 분야의 책을 사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첫인상은 나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내가 보기에, 인공신경망은 엄청나게 많은 매개변수(Parameter)를 가진 선형대수식을 수학적 모델로 사용하여 자연현상을 해석하려는 시도와 다르지 않았다.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물리, 화학등 다양한 이론에 바탕으로 하여 정교하게 수학적으로 모델링된 공학지식을 공부하던 나에게, 이것은 일종의 트릭으로 다가왔다. 몇개의 패러미터를 주면 자연계의 모든 현상을 흉내낼 수 있다던 과학자의 말처럼, 패러미터가 많으면 모든 자연현상을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해도….

과거 나를 잠깐 스쳐 지나갔던 인공지능기술이 다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물론, 알파고가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이 분야를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 최근 선진국에서는 폭발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선진국은 선진국이라 불릴만한 잠재력이 도처에 존재하며, 이 분야도 예외 없이 이미 멀리 앞서가고 있다. 영국의 작은 스타트업(StartUp)인 DeepMind를 5억불에 인수한 구글은 잭팟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역량을 간파한 선진기업의 경영성과는 세계와 기술의 흐름을 읽는 능력에 바탕을 둔 것이다.

현재 인간은 여전히 두뇌의 작용 메카니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은 과거 내가 생각하던 흉내의 단계를 완전히 벗어 났다. 이러한 획기적 변화는 인공지능분야의 이론적 성장에 기초한 것이지만, 동시에 빅데이터(Big Data)와 컴퓨터 연산능력의 발전(GPU기술, Parallel Computing, Cluster Computing)에 기인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는 이 두 분야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며,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이 간과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는 아니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새로운 지식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는 동기가 필요했으며, 이 고정에서 얻을 수 있는 연구 결과물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고, 지식의 공유와 전파가 삶의 의미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연구를 선도할 만한 능력과 체력이 부족하겠지만, 이러한 기술을 이해할 만한 체력과 지력이 나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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